2024 월드아트페어(코엑스. 서울) 외 10회
2024 광진미술협회전(어린이대공원팔각당. 서울) 350여 회
나의 작업은 오랜 시간 동안 하나의 대전제를 중심으로 이어져 왔다. 그것은 곧 ‘우연의 지배’이다. 이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존재의 기원과 그 여정을 설명하는 하나의 철학이며, 나의 예술 행위 전체를 관통하는 사유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고,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인과의 그물망 속에서, 어떤 사건은 우연처럼 다가오지만 결국 존재의 본질과 닿아있다. 그러한 불가해한 순간의 마주침이야말로 생명이 깃드는 자리이며, 나의 작업은 그 경이로운 교차점을 찾는 하나의 몸짓이다.
이번 전시의 부제인 ‘존재의 공명’은, 이 세계를 구성하는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나의 깊은 경외심에서 비롯되었다. ‘공명’이란 단지 소리의 울림이 아니라, 존재 간의 상호 반응이자 내면 깊숙한 진동이다. 살아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하나의 파동이라면,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의 존재를 흔들고, 울리며, 때론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공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존재 간의 진동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시도이다.
화면 위에 그려지는 직선과 원은 단지 기하학적 형상이 아니다. 그것은 삼라만상의 이치를 담은 은유이자, 생의 순환을 형상화한 상징이다. 직선은 시간의 흐름이며, 원은 반복과 영원을 뜻한다. 이들은 자연과 인간, 존재와 사물 간의 관계를 구조적으로 담아내며, 나아가 그것이 변하고 움직이는 순간의 흔적을 포착하려 한다. 특히 작업의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움직임’은 생명체가 존재하고 살아 있다는 증거이며, 그것은 곧 우연의 순간들이 빚어낸 하나의 흐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철, 나무, 청동, 문자와 같은 다양한 오브제를 함께 구성하였다. 철은 산업과 문명의 기억을 상기시키고, 나무는 자연의 시간성과 생명성을 상징한다. 청동은 인간이 문명을 구축해 온 오랜 여정의 한 단면을 떠올리게 하며, 문자—특히 성경의 시편이나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와 같은 인류의 사유가 응축된 문장들—는 인간의 정신이 시간 너머로 남긴 흔적이다. 이들 각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이자 역사의 층위이며, 동시에 나의 내면과 연결된 오랜 질문들의 물질적 표상이다.
나는 이 전시를 통해 관람자들이 자연과 예술, 사유와 감각이 만나는 경계 위에서 잠시 멈춰 서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멈춤 속에서, 내 작품의 표면 아래로 흐르는 무수한 우연의 결들—그것이 만들어낸 존재의 울림—을 조용히 느껴보기를 바란다. 예술은 어쩌면 끊임없이 묻는 행위일 것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 그리고 이 세계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공명시키며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여전히 그 질문의 길목에 서 있다. 다만, 이번 작업을 통해 그 물음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고자 한다. 우연의 지배를 따라 걷다 보면, 그 끝에서 들려오는 어떤 존재의 떨림이, 우리를 새로운 사유의 공간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Artist
강화산 Kang Hwasan
E-mail · goowonkang@gmail.com
Website · hwasaan.modoo.at
현) 한국미술협회 광진.포천 지회, 선과색,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자문위원,
예형회 자문위원, 광진미술협회 상임명예회장, 사)광진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개인전
1989 “레퀴엠” 한선갤러리(서울)
2023 “우연의 지배-존재의 공명”아트컨티뉴-갤러리뮤(포천) 외 33회
아트페어
2024 월드아트페어(코엑스. 서울) 외 10회
그룹전
2024 광진미술협회전(어린이대공원팔각당. 서울) 350여 회
Artist's Statement